1921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김풍익 중령은 선린상고를 졸업하고 1948년 육사 7기로 임관했다. 1950년 5월 소령으로 진급한 뒤 포병학교 교도대 대대장으로 근무하다 6·25전쟁이 발발하자 경기 의정부 북쪽 전선에 투입되었다.
그러나 당시 아군의 화력으로는 파죽지세로 진격해 오는 북한군 T-34 전차를 격파할 방법이 없었다. 김풍익 소령은 대전차 화기가 없는 우리 군이 적 전차를 격파하는 길은 오직 야포의 직접 조준사격 뿐이라고 판단, 정면대결을 결심하고 북한 전차가 50m 앞까지 다가오기를 기다려 105㎜ 야포를 직접 조준 발사하여 이를 격파하는 놀라운 전공을 세웠다.
그러나 부대원들이 용기백배하여 제 2탄을 장전하는 순간, 뒤따라오던 적 후속 전차의 직격탄에 대대장 김풍익 소령 이하 전 대원이 전사하고 말았다. 후에 구사일생으로 생환한 운전병의 진술에 의하면 김 소령은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 ‘대한민국 만세’를 외쳤다고 한다. 김 소령을 포함한 포대원들의 활약은 당시 거칠 것 없이 남하하던 적의 서울 침공을 지연시키는데 기여했으며, 공포의 대상이었던 북한 전차에 대한 장병들의 두려움을 불식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.